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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중계 /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101)

‘섬김의 리더십’ 없으면 죽은 사회죠
이효계 숭실대 총장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이효계 숭실대 총장이 강연 서두에 던진 자문(自問)이다. 그런데 이 총장은 왜 이런 원초적 질문을 던진 것일까. 잠시 후 그는 이렇게 자답(自答)했다.

“왜냐 하면 지금 우리 사회가 죽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원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치유할 수 없는 깊은 권력병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비만증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병리현상은 선 아니면 악, 동지 아니면 적,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흑백논리의 이분법적 사고를 숙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이기주의와 독선주의의 수렁에 깊이 빠져 있다. 칭찬의 문화는 없고 비난의 문화만 있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불행한 것은 이렇게 암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받들어 모실만한 스승과 어른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생겨나는 궁금증 하나. 우리 사회가 죽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총장은 “리더(Leader)는 없고 보스(Boss)만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보스와 리더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우선 보스는 사람들을 몰고 가지만 리더는 그들을 이끌고 간다. 보스는 권위에 의존하지만 리더는 선의(善意)에 의존한다. 보스는 늘 회초리를 필요로 하지만 리더는 회초리가 필요 없다. 보스는 ‘나’라고 말하지만 리더는 ‘우리’라고 말한다. 보스는 ‘가라’고 말하지만 리더는 ‘가자’라고 말한다. 보스는 남을 믿지 않지만 리더는 남을 믿는다. 보스는 겁을 주지만 리더는 희망을 준다. 보스는 복종을 요구하지만 리더는 존경을 모은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겸손과 섬김과 봉사의 리더십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만과 군림의 리더십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섬김을 받으려는 보스들만이 판을 치고 있다.”

여기서 생겨나는 또 하나의 궁금증. 그렇다면 리더만 존재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는데, 리더십에도 질적 수준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 리더십의 가장 큰 병폐는 고귀한 신분에 있는 사람이 그 신분에 상응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라고 표현해 왔다. 실제로 적지 않은 리더들이 고귀한 자리의 특전에는 눈독을 들이면서도, 그 자리가 갖는 의무에는 눈을 감아온 경향이 있다. 아울러 ‘오늘날 한국 지도층의 비리와 부패는 이기적인 지도층이 지도자 훈련도 없이 지배층으로 부상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어느 대학 교수의 진단은 전적으로 옳다. 올바른 리더는 부하를 섬기며, 부하에게 봉사하며, 부하를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리더십은 바로 그런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는 것이 이 총장의 주장이다. 미션스쿨의 총장답게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섬김의 리더십’의 역할모델로 제시했다. 이어서 그는 ‘섬김의 지도자’가 실천해야 할 덕목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섬김의 지도자는 다른 사람의 불평과 불만을 들으면서도 봉사하고 항상 모든 짐을 져야 한다. 분노와 비난의 대상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일해야 한다.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이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면서 묵묵히 맡겨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어야 하고, 목숨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같이 너희를 사모하여 하나님의 복음으로만 아니라 우리 목숨까지 너희에게 주기를 즐겨함은 너희가 우리의 사랑하는 자 됨이라’라는 데살로니가 전서 2장 8절에 ‘섬김의 리더십’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미국의 전원시인 롱펠로우(1807∼1887)의 ‘화살과 노래’라는 시의 전문을 소개했다. 바로 거기에 ‘섬김의 리더십’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강조와 함께. 이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나는 어느 날 화살을 쏘았다.
그 화살은 하늘 저쪽으로 멀리 날아가 버렸다.
나는 어느 날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하늘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먼 훗날 내가 쏜 화살이
숲속의 큰 나무 밑둥에 굳게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내가 부른 노래가
친구의 가슴속에 감동으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지환 기자 ssal@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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