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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과 승계 원리(10)
로마제국은 왜 무너졌을까?

천년제국 로마에서 배운다

충실하고 완성도 높은 로마사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는 프리츠 M. 하이켈하임의 『하이켈하임 로마사』
충실하고 완성도 높은 로마사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는 프리츠 M. 하이켈하임의 『하이켈하임 로마사』

영원할 것만 같았던 로마제국도 결국 멸망의 길을 걸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처럼, 로마는 하루아침에 멸망하지도 않았다. 기원전 753년에 건국된 로마는 서기 476년에 멸망한다. 여기서 말하는 로마의 멸망은 서로마제국의 멸망을 의미한다. 동로마제국은 서로마제국이 사라진 후에도 약 1,000년을 더 지속했으므로, 로마제국의 멸망 원인은 서로마제국에 국한하여 살펴본다.

로마제국은 왜 무너졌을까? 제국을 성장시켰던 핵심 동인들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로마제국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는 개방성, 시스템 구축 능력, 노블레스 오블리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창업과 승계의 지속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성장 요인들의 동력이 약해지자, 이는 곧 제국 멸망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로마의 쇠망 요인에 대한 연구는 오랜 기간 많은 학자들의 과제였다. 그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심지어 이러한 요인들을 모두 합치면 210개에 달한다고도 한다.

에드워드 기번은 그의 저서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쇠망의 주요 원인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한 제국의 천도, 기독교의 영향, 야만족의 침입, 지도자의 자질 저하 등 크게 네 가지로 지적했다.

프리츠 M. 하이켈하임은 『하이켈하임 로마사』에서 로마의 멸망 요인을 부수적인 근인(近因)과 본질적인 원인(遠因)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하이켈하임이 제시한 로마 멸망의 본질적인 원인 여섯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는 로마제국의 지리적 구조의 취약성이다.
서방(서로마제국)은 동방(동로마제국)에 비해 길고 취약한 국경 지대를 가지고 있었다. 로마가 약해지면 게르만족 등 야만족들은 라인강과 도나우강으로 이어지는 2,400km의 국경선을 끊임없이 침공해 들어왔다. 반면에 동방은 이집트와 같은 안전한 국경 지대를 확보하고 있었고, 페르시아와 전쟁을 치르더라도 문명국이었기에 외교를 통해 관계를 조정할 수 있었다.

둘째는 인력 부족이다.
동방은 도시가 발달하여 인구가 풍부했지만, 서방은 동방에 비해 인구가 훨씬 적으면서도 방어해야 할 영토는 더 넓었다. 이로 인해 서방은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을 겪었다.

셋째는 경제적 취약성이다.
제국 초기에는 정복 전쟁을 통한 전리품 유입이 경제 번영에 도움이 되었으나, 제국 후기에는 정복 전쟁으로 이익을 남길 만한 곳이 없었다. 침략 대상이었던 야만족들은 가난했고, 동방의 사산조 페르시아는 너무 강력했다.

넷째는 고대 과학기술 수준의 저급함이다.
기술 혁신 없이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농업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노동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계나 동력 장치의 개발이 미흡했고, 이로 인해 낮은 생산성의 침체에 빠지게 되었다.

다섯째는 불안정하고 부패한 정치 문화이다. 야만족의 침입이 빈번한 상황에서도 권력 찬탈을 위한 내전과 관리들의 부패가 끊이지 않았다. 소중한 인력과 자원이 비생산적인 제위 쟁탈전에 소모되었다. 이러한 권력투쟁은 국경 방어에 필요한 국력을 약화시켰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붕괴와 ‘인구 감소’

여섯째는 고대 사회의 귀족적 가치관이다.
고대 귀족들은 기계를 만지거나 실질적인 직업을 하찮은 일로 여겼다. 생산을 위한 노동과 상업 활동 역시 노예나 삯군 같은 천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여겨 가치를 두지 않았다. 이러한 귀족들의 가치관은 공화정이나 제정 초기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살아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정 말기가 되면서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사라지자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회 지도층의 인식이 능력 이상의 짐을 지고 허덕이던 생산력 있는 중간층과 하층민을 약화시키고 애국심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로마제국 쇠망사』의 에드워드 기번이나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인구 감소’ 문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산 감소로 현역 인구가 줄어들면서 국가 경제의 기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로마 멸망의 장기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관점이다.

로마제국의 인구 감소는 두 측면에서 진행되었다. 우선 제국 확장이 중단되면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노예 공급이 줄어들거나 중단되었고,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졌다.

또 다른 인구 감소 원인은 로마 본국 지배층에게 퍼진 출산 기피 풍조, 즉 ‘저출산 신드롬’이었다. 평민층 이상에서 자녀를 적게 낳거나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로마제국의 정통성을 지탱할 핵심 계층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처럼 로마 멸망의 요인은 어느 한 가지가 주도적으로 작용했다기보다는, 위에 언급된 다양한 요인들이 얽히고설켜 복합적으로 국력을 약화시켰다. 결국, 서로마제국(기원전 753~서기 476)은 건국 후 1,229년 만인 476년에 멸망하게 된다.

반면에 동로마제국(서기 395~1453)은 서로마와 비교할 때 튼튼한 국방력, 풍부한 인구, 그리고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서로마제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뒤에도 약 1,000년간 더 지속될 수 있었다.

양병무 기자

출처 : 감사나눔신문(https://www.gams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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